11일 ‘공제사업 활성화’ 토론회 열려 기본소득당·재단법인 밴드·지역 공제기관 주최 “민간이 닦은 길, 이재명 정부가 ‘마중물’ 부어야”
대구사회가치금융은 올해부터 5년 동안 지역 사회적경제 기업 180곳의 참여를 통해 10억원 규모의 ‘대구사회가치임팩트펀드’를 조성할 계획이다. 참여 기업들이 매출의 0.1% 또는 순이익의 1%를 십시일반으로 내는 방식이다. 정부 지원이나 외부 후원에만 기대지 않고, 기업들이 스스로 기금을 모아 동료 기업이 어려울 때 돕겠다는 자조의 의지가 담겼다. 김지영 대구사회가치금융 상임이사는 “정부 보조금이 목마른 사람에게 생수 한 병을 주는 일이라면, 사회적금융 생태계는 우물을 파주는 일”이라며 “지역에 오래 머무는 금융구조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기본소득당 용혜인 의원과 재단법인 밴드는 11일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에서 ‘공제사업 활성화와 지역 생태계 강화 방안’ 토론회를 열었다. 강원사회적경제연대, 대구사회가치금융, 제주사회적경제네트워크 등 전국 17개 공제운영기관이 공동 주최했다.
공제사업은 구성원이 조금씩 돈을 모아서 어려울 때 서로 돕는 상호부조 금융이다. 전 세계 보험시장에서 협동조합 공제의 점유율은 26%에 달하지만, 한국은 아직 걸음마 단계다. 토론회에 참여한 기관들은 제도적 기반이 미비한 상황에서도 현장에서 자생적으로 공제시스템을 구축해왔다. 이들은 공제사업 활성화를 위해 정부가 마중물 성격의 자금을 공급하고, 제도 정비를 해달라고 입을 모았다.
문진수 사회적금융연구원 원장은 발제에서 “공제는 글자 그대로 ‘함께 건넌다’는 뜻”이라며 “시장금융이 배제와 선별의 원리로 작동한다면, 공제금융은 포용과 신뢰로 작동한다”고 말했다. 그는 네덜란드의 자영업자 공제조합 ‘빵 기금(Dutch Broodfonds)’ 사례를 들었다. 2006년 설립 이후 약 20년 만에 677개 단체, 3만1천여명 규모로 성장한 이 모델은 국가나 시장에 의존하지 않고 자영업자와 프리랜서들의 자발적인 안전망이 되고 있다. 문 원장은 “공제는 단기 성과가 아닌 ‘축적의 시간’이 필요한 사업”이라며 긴 호흡의 지원을 강조했다.하재찬 경기도사회적경제원 이사는 “공제사업은 단순히 기금이 아니라 연대와 협력을 구체화하는 생태계 사업”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사회연대경제 기업 육성은 이제 개별 지원을 넘어, 기업 간 협력을 촉진하는 관점에서 이뤄져야 한다”며 주무부처인 행정안전부가 지역 기반 공제사업의 마중물 역할을 해달라고 제안했다. 행정안전부 이미현 사회적금융지원팀장은 “전담조직이 생긴 지 한달도 안돼 아직 제도적 틀을 갖추는 초기단계”라면서도 “오늘 현장에서 제안한 사업들이 향후 협력사업이나 보조사업으로 구체화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현장에서는 기존 정부 지원사업이 사회연대경제 조직의 특성을 반영하지 못한다는 지적도 나왔다. 문성식 제주사회적경제네트워크 팀장은 “중소벤처기업부의 민간투자연계형 매칭융자(LIPS) 사업에 도전했지만, 번번이 지원 대상에서 제외됐다”고 말했다. 협동조합은 법인 구조상 지분투자가 사실상 불가능해, 벤처캐피탈 중심의 투자구조를 가진 립스사업 대상에서 제외되기 일쑤라는 것이다. 중소벤처기업부 최서영 지역상권과 사무관은 “특정 대상을 위한 칸막이식 지원보다는, 사회연대경제 조직 만이 할 수 있는 지역사회 문제 해결 성과 등을 기업가치 평가에 반영하는 방향으로 제도 개선을 논의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행사를 주최한 용혜인 의원은 “지난 정부가 손 놓고 있을 때 현장에서 먼저 길을 만들어왔다”며 “새 정부가 사회연대경제를 주요 국정과제로 약속한 만큼, 적극적으로 나서야 할 영역이 바로 공제사업 활성화”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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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일반
“보조금은 ‘생수’ 한 병, 공제는 ‘우물’ 파는 일”
11일 ‘공제사업 활성화’ 토론회 열려
기본소득당·재단법인 밴드·지역 공제기관 주최
“민간이 닦은 길, 이재명 정부가 ‘마중물’ 부어야”
대구사회가치금융은 올해부터 5년 동안 지역 사회적경제 기업 180곳의 참여를 통해 10억원 규모의 ‘대구사회가치임팩트펀드’를 조성할 계획이다. 참여 기업들이 매출의 0.1% 또는 순이익의 1%를 십시일반으로 내는 방식이다. 정부 지원이나 외부 후원에만 기대지 않고, 기업들이 스스로 기금을 모아 동료 기업이 어려울 때 돕겠다는 자조의 의지가 담겼다. 김지영 대구사회가치금융 상임이사는 “정부 보조금이 목마른 사람에게 생수 한 병을 주는 일이라면, 사회적금융 생태계는 우물을 파주는 일”이라며 “지역에 오래 머무는 금융구조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기본소득당 용혜인 의원과 재단법인 밴드는 11일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에서 ‘공제사업 활성화와 지역 생태계 강화 방안’ 토론회를 열었다. 강원사회적경제연대, 대구사회가치금융, 제주사회적경제네트워크 등 전국 17개 공제운영기관이 공동 주최했다.
공제사업은 구성원이 조금씩 돈을 모아서 어려울 때 서로 돕는 상호부조 금융이다. 전 세계 보험시장에서 협동조합 공제의 점유율은 26%에 달하지만, 한국은 아직 걸음마 단계다. 토론회에 참여한 기관들은 제도적 기반이 미비한 상황에서도 현장에서 자생적으로 공제시스템을 구축해왔다. 이들은 공제사업 활성화를 위해 정부가 마중물 성격의 자금을 공급하고, 제도 정비를 해달라고 입을 모았다.
현장에서는 기존 정부 지원사업이 사회연대경제 조직의 특성을 반영하지 못한다는 지적도 나왔다. 문성식 제주사회적경제네트워크 팀장은 “중소벤처기업부의 민간투자연계형 매칭융자(LIPS) 사업에 도전했지만, 번번이 지원 대상에서 제외됐다”고 말했다. 협동조합은 법인 구조상 지분투자가 사실상 불가능해, 벤처캐피탈 중심의 투자구조를 가진 립스사업 대상에서 제외되기 일쑤라는 것이다. 중소벤처기업부 최서영 지역상권과 사무관은 “특정 대상을 위한 칸막이식 지원보다는, 사회연대경제 조직 만이 할 수 있는 지역사회 문제 해결 성과 등을 기업가치 평가에 반영하는 방향으로 제도 개선을 논의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행사를 주최한 용혜인 의원은 “지난 정부가 손 놓고 있을 때 현장에서 먼저 길을 만들어왔다”며 “새 정부가 사회연대경제를 주요 국정과제로 약속한 만큼, 적극적으로 나서야 할 영역이 바로 공제사업 활성화”라고 강조했다.
글∙사진 신효진 한겨레경제사회연구원 선임연구원 jinnytree@hani.co.kr